영화 소개/중동-걸프 전쟁

드론 전쟁 : 굿 킬 (Good Kill, 2014) 6.4

슐츠105 2016. 2. 27. 10:23

스릴러 | 이탈리아 | 103 분 |

감독 앤드류 니콜

출연 에단 호크 (토마스 이건 역), 재뉴어리 존스 (몰리 이건 역), 조 크래비츠 (베라 수아레즈 역), 제이크 아벨 (조셉 짐머 역)


줄거리
공군전투사령부소속 소령 ‘토머스 이건’은 제트기 조종사로 F16기 3천 시간 비행, 파병 6회, 200번의 전투 후 네바다 주에 있는 드론 전략팀에 배치되어 무인 드론을 조종한다. 무인 드론으로 테러리스트를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토머스 이건’. 하지만 그는 예전처럼 실제 전투기를 조종하고 싶어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팀에 CIA가 개입하면서 테러리스트를 죽인다는 명목으로 민간인들까지 죽이게 되는데…


무인 드론으로 목격하게 되는 충격적인 사건과
민간인 희생으로 괴로워하는 토머스!
그의 최후의 선택은?!




























드론이란 이름의 살인기계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국경지대인 와지리스탄 주.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불린다. 와지리스탄은 뾰족한 민둥돌산이 사방으로 둘러싸 메마른 먼지만 날리는 산악지대로, 도저히 사람이 산다고 생각 못할 만큼 험준하다. 하지만 이곳이 진짜 위험한 이유는 탈레반과 이슬람 무장 세력들의 주 무대인 이곳 하늘에 이들을 노린 무인공격기 드론이 언제 어떻게 미사일을 퍼부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드론’은 벌이 윙윙거린다는 뜻의 영어로 무인기(UAV)의 별명이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와지리스탄에 드론을 보내 알카에다 수뇌부를 제거하는 작전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드론은 사람이 타지 않은 로봇 비행기라 민간인을 오폭하는 경우가 많아 파키스탄 내부에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 로스쿨과 뉴욕 대학 로스쿨 연구진은 9월25일 발표한 ‘드론 아래에서의 삶’이라는 보고서에서 “파키스탄에서 드론 공격으로 고위급 테러리스트 등 요주의 인물이 사살된 것은 파키스탄 내 전체 드론 사상자의 2%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즉 미국은 드론으로 테러리스트 1명을 죽이기 위해 민간인 49명을 같이 죽이고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각종 자료를 분석한 결과, 파키스탄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주도하는 드론 공격으로 2562~3325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 중 447~881명은 민간인 희생자로 확인됐다. 민간인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176명도 포함됐고, 다친 사람도 1128~1362명에 달했다. 하지만 민간인인지 진짜 테러리스트인지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아 민간인 사상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NASA
미국의 무인폭격기 드론(위)의 공격으로 파키스탄인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중 어린이도 176명이나…

이 지역 주민들은 언제 어디서 드론 공격을 받을지 모른다는 심리적 불안과 공포, 정신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와지리스탄 미란샤 근처 마을에 사는 주민 울하크 씨(36)는 “집에서 라디오나 텔레비전을 크게 틀지 못한다. 혹시 드론이 우리 마을 하늘에서 날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졌다. 혹시라도 듣고 도망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들도 등굣길에 하늘에서 비행기나 조그만 물체라도 보이면 기겁을 하고 집으로 뛰어가고 주민들은 연일 들려오는 드론의 폭격 소식에 불안함을 감출 수 없다. 미란샤에서 지역신문 기자로 일하는 샤히드 씨는 “최근 드론이 공격할 때마다 이를 실시간으로 공지하는 애플리케이션 ‘드론플러스(Drones+)’가 개발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세계 그 어느 지역보다 이곳 사람들이 그 앱이 빨리 상용화되길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도 미국의 드론 공격에 대한 불만이 많다. 무엇보다 자국 영토에 경고도 없이 날아와 무고한 민간인들을 죽이는 것에 대해 주권 침해라고 미국 정부에 항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파키스탄 병사 24명이 드론에 의해 사망한 사건은 파키스탄 정부를 충격에 빠뜨렸다. 미국이 파키스탄군의 병영을 테러리스트 본거지로 착각해 드론을 보내 폭격한 것이다. 사고 직후 힐러리 국무장관을 비롯해 미국의 주요 인사들이 사과와 애도의 뜻을 보내고 드론 공격을 일시적으로 멈추었지만 파키스탄의 분노를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결국 파키스탄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3만 나토군의 주요 보급로로 활용돼온 자국 국경도시 토르크햄과 차만 등을 폐쇄해버렸다. 보급로를 차단당한 미국은 돌고 돌아 중앙아시아를 거쳐 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어 다시 파키스탄 보급로가 열리기까지 7개월간 10억 달러(약 1조1365억원)가 추가로 들었다. 게다가 아프간에 주둔하는 미군과 나토군의 철군 시기까지 맞물려 아쉬운 것은 미국이었다.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정부가 공화당에 몰리는 상황이었지만 미국은 파키스탄에 굽히고 들어가 간신히 보급로를 재개할 수 있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의 샤밀라 차드해리 분석원은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에 외교적 굴복이라는 빌미를 주더라도 (파키스탄) 보급로는 꼭 회복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었다”라고 설명했다.
 



ⓒCODEPINK
10월 6일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파키스탄 시민과 반전단체인 코드핑크 회원이 무인폭격기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인간방패로 드론 공격 막겠다”

미국은 보급로가 재개되자마자 와지리스탄과 국경 지대에 대한 드론 폭격을 시작했고, 알카에다의 ‘넘버 투’까지 제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6월, 알카에다의 2인자로 통하는 아부 야히아 알리비가 드론의 폭격으로 사망했다. 알리비는 리비아 출신으로 알카에다 군사훈련과 선전 비디오에 자주 등장하는 거물급이다. 이에 고무된 미국은 멈추지 않고 드론 폭격을 하고, 이에 비례해 민간인 사망자도 늘고 있다.

그러자 이제는 미국의 드론 공격에 반대하는 시민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 크리켓 스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야당 지도자 임란 칸이 100여 대의 자전거 부대를 이끌고 지난 10월6일 이슬라마바드 서부의 부족 지역(Tribal Area)까지 행진했다. 그가 도착하자 시민 수천명이 거리로 나와 드론 반대 시위에 동참했다. 이 시위에는 파키스탄 시민뿐 아니라 미국의 반전단체 ‘코드핑크’, 영국의 사회운동가 클리브 스미스 등도 함께 참여했다.

코드핑크는 2002년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기 위해 창설된 반전단체로 여성들이 결성했다. 이번 시위에는 코드핑크 소속 미국 여성 32명이 참여했다. 코드핑크에는 미국의 전 외교관이자 군 대령이었던 메리 앤 라이트도 포함돼 있다. 그는 드론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개인적인 처형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유명하다. 코드핑크는 드론의 공격이 집중되는 와지리스탄에서 인간방패까지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코드핑크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운동가 메디 벤자민 씨는 “전 세계는 이 지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똑똑히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드론 공격으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을 면담했고, 파키스탄 정보부(ISI) 인사들과 미국 외교관들을 만나서 ‘드론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한편 파키스탄 일각에서는 미국 드론을 격추하라고 정부에 요구한다. 마우라나 사미울 하크 파키스탄방위협의회(DPC) 대표는 “어떤 주권국가도 다른 나라 항공기가 공격을 가하려 영공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파키스탄 부족 지역을 공격하기 위해 파키스탄 영공을 침범하는 미국 항공기를 격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드론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자 가족들이 파키스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희생자 측이 드론 공습 문제에 소송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인데, 파키스탄 인권단체인 기본권재단(FFR)의 샤흐자드 악바르 변호사가 지난해 3월17일 일어난 드론 공격의 피해자들을 대리해 페샤와르 고등법원에 소송을 냈다. 소장에는 와지리스탄에 대한 드론 공습으로 당시 부족회의에 참석했던 원로를 포함해 민간인과 어린이, 여성 등 50명이 숨졌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국제사회는 파키스탄 편을 들고 있다. 나비 팔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드론 공격이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죽이거나 다치게 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도 민간인을 살해하고 다치게 하는 것은 인권 위반으로 간주한다”라고 밝혔다. 이제 파키스탄뿐 아니라 드론이 활동하는 모든 지역에서 드론은 반미감정의 대명사로 떠올랐다.